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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행정∙형사] 기망으로 농지보전부담금 면제시 사기죄 성립하는가
등록일 2020. 01. 07.


[행정∙형사] 기망으로 농지보전부담금 면제시 사기죄 성립하는가

- 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도2003 판결



전성우 변호사




1. 대법원의 판단

2심은 피고인이 담당 공무원을 기망하여 납부의무가 있는 농지보전부담금을 면제받아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로, 2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면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i) 기망행위에 의하여 국가적 또는 공공적 법익을 침해하는 경우라도 그와 동시에 형법상 사기죄의 보호법익인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는 때에는 행정법규에서 사기죄의 특별관계에 해당하는 처벌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는 한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ii) 그런데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 법률에 따라 금전적 부담의 부과권한을 부여받은 자(이하 ‘부과권자’라 한다)가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하여 권력작용으로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침해행정에 속한다.

(iii) 이러한 침해행정 영역에서 일반 국민이 담당 공무원을 기망하여 권력작용에 의한 재산권 제한을 면하는 경우에는 부과권자의 직접적인 권력작용을 사기죄의 보호법익인 재산권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는 것이므로, 행정법규에서 그러한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어 처벌함은 별론으로 하고, 사기죄는 성립할 수 없다(조세에 관한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도7303 판결 참조).

2. 관련 대법원 판례

위 대법원 판시 내용에 참조 판례로 기재된 조세에 관한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도7303 판결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사실관계

문제된 사실관계는, 주유소를 운영하는 피고인이 농ㆍ어민 등에게 조세제한특례법에 정한 면세유를 공급하지 않았으면서도 위조된 면세유류공급확인서를 작성하여 정유회사에 송부하고, 그 정을 모르는 정유회사 직원으로 하여금 위조된 면세유류공급확인서를 세무서에 제출하도록 하여 이에 속은 세무서 직원으로 하여금 국세 및 지방세를 정유회사에 환급하게 함으로써 피해자인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환급세액 상당을 편취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나. 대법원의 판단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죄 취지로 판단하고, 이와 결론을 달리한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i) 기망행위에 의하여 조세를 포탈하거나 조세의 환급ㆍ공제를 받은 경우에는 조세범처벌법 제9조(지방세법 제84조에서 준용)에서 이러한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세를 강제적으로 징수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직접적인 권력작용을 사기죄의 보호법익인 재산권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는 것이므로, 기망행위에 의하여 조세를 포탈하거나 조세의 환급ㆍ공제를 받은 경우에는 조세범처벌법 위반죄가 성립함은 별론으로 하고, 형법상 사기죄는 성립할 수 없다.

(ii) 피고인이 위조된 면세유류공급확인서를 이용하여 정유회사를 기망함으로써 공급받은 면세유의 가격과 정상유의 가격 차이 상당액의 이득을 취득한 행위가 피해자 정유회사에 대하여 사기죄를 구성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를 기망하여 국세 및 지방세의 환급세액 상당을 편취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iii) 그럼에도 불구하고, 2심은 피고인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를 기망하여 국세 및 지방세의 환급세액 상당을 편취하였다는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2심의 조치에는 기망행위에 의한 조세포탈 등의 행위와 사기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대법원 판결의 의미

국가,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 법률에 따라 조세 또는 금전적 부담의 부과권자가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권력작용으로 조세 또는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침해행정에 속하므로, 기망의 방법으로 이를 면제받거나 환급 또는 포탈하는 경우라도, 사기죄의 보호법익인 재산권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어, 행정 또는 조세법규에서 그러한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어 처벌함은 별론으로 하고, 사기죄는 성립할 수 없다는 법리를 명확히 한 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