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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노동] 코로나19의 확산 및 확진자 발생 예방을 위한 자체적인 휴업과 휴업수당 등에 관하여
등록일 2020. 05. 12.


[노동] 코로나19의 확산 및 확진자 발생 예방을 위한
자체적인 휴업과 휴업수당 등에 관하여



이상도 변호사




1. 들어가며

2020. 1.말경부터 코로나19 전파에 따른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하였고, 2020. 3. 20.경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확진자 발생 방지를 위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실천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였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방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등은 집회 및 시위, 종교행사, 공연 등을 가능한 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고, 교육부는 초등학교, 중‧고등학고, 대학교의 개학 및 개강 등을 연기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있으며, 사법부도 영장실질심사, 가처분 등 시급한 사건 외에는 재판일정을 모두 연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 등에서도 회식자제, 외부미팅자제, 자택근무실시 등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독려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국민들도 위와 같은 정부의 방침에 동참하고 있는바, 코로나19의 확산 및 확진자 발생 방지에 관한 일응의 사회적 합의 내지 분위기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위와 같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일반 기업이 휴업을 실시하였을 때 발생하는 휴업수당 등에 관하여 알아보고자 합니다. 일반 기업이 코로나19를 이유로 휴업하는 경우는 ①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은 없으나 코로나19의 예방을 위해 자발적으로 휴업하는 경우와 ②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여 휴업을 하는 경우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을 것인데, 위 ②의 경우에는 정부의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사업장 대응 지침」등에서 상세히 다루고 있으므로, 본 글에서는 위 ①의 경우에 관하여만 보다 상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2. 휴업수당의 지급 의무

가.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에 사용자는 휴업기간 동안 그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용자의 귀책사유’란 민법 제538조가 규정한 ‘사용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와 달리 고의‧과실에 이를 필요가 없고,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세력범위 안에서 발생한 경영장애라고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인 입장입니다. 그리고 휴업이란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사에 반하여 근로를 제공하게 되지 못한 경우 일체를 의미합니다(대법원 1991. 12. 13. 선고 90다18999 판결 등 다수).

그렇다면, 사용자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휴업을 실시하는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휴업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 따라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나.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근로자와 무급휴업에 관하여 합의한 뒤 무급휴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와 같이 무급휴업에 관하여 합의한 경우에는 휴업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질의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은 근로조건의 최저한도를 규정해둔 것이며, 당사자간의 의사로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없는 강행규정으로서의 성질을 갖는바, 사용자와 근로자들이 감염병 예방을 위한 휴업기간 동안에는 임금을 받지 않겠다고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합의는 강행규정에 반하는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즉, 근로자는 그러한 합의와 무관하게 휴업수당을 청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사용자는 위와 같은 근로자들의 휴업수당 청구에 관하여, 근로자들의 청구는 금반언 원칙(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항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강행규정에 반하는 합의를 한 뒤, 그 합의에 반하는 주장을 하는 것을 금반언 원칙 위반으로 배척한다면, 결국 강행규정의 입법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바(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3다1601 판결 등), 위와 같은 사용자의 금반언 원칙 위반 항변이 인용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다소 어렵습니다.

다. 한편, 일부 사업장들은 소정 근로시간 중 일부 혹은 소정 근로일수 중 일부에 관하여만 휴업을 실시하기도 하고, 소정 근로시간 중 일부 혹은 소정 근로일수 중 일부만 휴업하였으므로 휴업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 휴업수당을 줄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질의를 하기도 합니다. 가령, 취업규칙 상 소정 근로일수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인데, 금요일에 휴업을 실시하고 금요일에 대한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 등입니다.

그런데, 앞서 검토한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46조 소정의 휴업이란, 근로자에게 근로제공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자가 근로제공을 할 수 없게 된 경우 일체를 의미하므로, 코로나 19의 확산 및 확진자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 중 일부 또는 소정 근로일수 중 일부에 관하여만 휴업을 실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의 적용을 받는 휴업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당연히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즉, 위 사례를 기준으로 하면 휴업한 금요일에 대하여도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만, 위 사례에서 금요일에 대한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이유는, 취업규칙 등에서 소정 근로일수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로 정해두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소정 근로일수에 관한 취업규칙 등의 내용을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로 변경하는 경우에는 금요일에 대한 휴업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금요일은 애초부터 근로를 제공해야 하는 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취업규칙을 변경하여 소정 근로일수를 위와 같이 주 4일로 단축하는 경우 사용자는 인건비 지출을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위와 같이 소정 근로일수를 단축하는 취업규칙의 변경은 필연적으로 임금의 감소를 초래하게 될 것이고, 이는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는바, 이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이러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3. 민법 제538조에 따른 임금 전액 청구에 관하여

가. 민법 제538조 제1항에서는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자 채권자의 책임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검토한 바와 같이,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이 없음에도 사용자가 코로나19의 확산 및 확진자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휴업을 실시하는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휴업에 해당합니다. 즉,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자는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제공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인바, 이 경우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을 근거로 휴업일수에 대한 임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 여기서, 어느 경우에든 사용자가 휴업을 하기만 하면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임금의 전액 청구가 가능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발생합니다.

먼저,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의미하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란 ‘고의‧과실에 이를 필요가 없고,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세력범위 안에서 발생한 경영장애’를 의미합니다. 즉,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는 그 휴업에 관하여 사용자에게 고의‧과실이 있었는지를 휴업수당 청구의 요건으로서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이는 사용자의 휴업에 관한 고의‧과실을 휴업수당 청구의 요건으로 새기게 되면, 이를 청구하고자 하는 근로자들이 사용자의 휴업에 관한 고의‧과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현실적인 여건상 근로자들이 이를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휴업수당의 청구범위를 확대함으로써 휴업으로 인한 근로자들의 생계를 최대한 보장해주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대법원은 ‘민법 제538조 제1항에서 정한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란’ 채권자의 어떤 작위나 부작위가 채무자의 이행의 실현을 방해하고 그 작위나 부작위는 채권자가 이를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신의칙상 비난받을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판시하였는바, 민법 제538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채권자의 책임있는 사유’란 채권자 즉 사용자의 신의칙상 비난 받을 수 있는 고의‧과실을 의미합니다. 즉, 민법 제538조 제1항이 적용되는 범위는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이 적용되는 범위보다 작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 따른 휴업이라고 하여 반드시 민법 제538조 제1항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어느 휴업에 관하여 민법 제538조 제1항이 적용될 것인지 여부는 그 휴업에 이르게 된 경위 및 동기 등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사용자에게 신의칙상 비난 받을 수 있을 만한 고의‧과실이 있는 경우로 제한하여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다. 현재 코로나19는 중국, 우리나라,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그 확산 속도가 감소될 기미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해외에서 귀국한 자들의 확진이 연일 보도되고 있으며, 정부는 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들도 이에 따라 헬스장, 공연장 등 다중 이용시설의 사용을 금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국민들도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일응의 사회적 합의 내지 분위기가 존재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이 코로나19의 확신 및 확진자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자체적인 휴업조치를 취한 경우, 그 휴업에 관하여 기업에게 신의칙상 비난 받을 정도의 고의‧과실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집단감염이 발생한(대구/경북 등)에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사업장의 경우 휴업조치가 근로자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으로서, 이른바 사용자의 보호의무를 다하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습니다. 이러한 입장에서 본다면, 사용자가 코로나19의 확산 및 확진자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자체적으로 휴업한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 따른 휴업수당의 청구만이 가능할 뿐,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른 임금 전액 청구를 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는 자가 이를 보고하여 출근하지 않겠다고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출근명령을 내려 출근하도록 하였고, 그 결과 휴업에 들어가게 되었다면, 이는 그 휴업에 관하여 사용자에게 신의칙상 비난할 수 있는 고의‧과실이 있는 경우인바, 이러한 경우 혹은 이와 유사한 경우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임금의 전액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고,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도 추가로 가능할 것입니다.

4. 결론

코로나19로 인하여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법문에 규정되어 있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노사가 한 발씩 양보하여 현재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 보입니다. 노사간의 상생 및 협조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문제와 종식 후 발생할 수 있는 휴업수당 등에 관한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