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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형사] 남발하는 집행유예, 재범방지 효과 있을까? 外
등록일 2020. 11. 05.


[형사] 남발하는 집행유예, 재범방지 효과 있을까? 外

- 집행유예, 공정수사, 증거수집에 대한 소고



박상융 변호사




1. 남발하는 집행유예, 집행유예석방, 재범방지 효과가 있을까?

구속,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다가 집행유예로 석방된다. 때로는 구속된 경우에 적부심, 보석으로 석방되기도 한다. 집행유예는 통상 초범이고, 범죄(피해)도 경미하고, 범행동기가 우발적이고,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하여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선고된다.

마약사범, 성폭력사범의 경우에도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경찰관을 폭행하는 공무집행방해사범의 경우에도 피해가 경미하고 합의되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받는다.

재벌기업 총수의 경우 등 돈이 많은 피의자의 경우 돈으로 피해자와 합의하여 집행유예선고를 받기도 한다. 그 돈이 실제 피의자 자신이 번 돈이 아니라 부모를 잘 만나 부모가 대신 내준 경우에도 합의로 처리한다. 자신이나 부모가 돈이 없어 합의를 할 수 없는 경우이거나 피해자가 피해에 비해 많은 돈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합의를 할 수도 없다.

때로는 정신질환자의 경우 비록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지 않더라도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경우가 있다. 가정폭력사범의 경우에도 집행유예로 석방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렇게 석방된 집행유예사범이 재범을 저지르는지, 않는지에 대해 감시하고 관찰하는 기능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보호관찰이라는 명분이 별도로 붙지만 법무부 보호관찰관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대로 재범여부를 감시할 수 없다.

경찰의 경우에도 석방하는 법무부 교정당국에서 경찰에 제대로 통지를 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심지어 집행유예로 석방된 사람이 자신을 신고한 사람, 피해자를 찾아가 보복하기도 한다.

구속상태에서 영장실질심사, 적부심, 보석으로 석방된 경우에도 석방된 사람이 피해자 등을 찾아가 보복하는지에 대해 확인할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불구속상태에서 재판이 확정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범죄자의 경우 석방된 후 수사와 재판을 받을 때까지 제대로 보호해 줄 보호자가 없는 경우에 재범을 저지르기 쉽다. 이러한 가운데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들의 재범이 이루어지게 된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들이 선고 후 재범을 얼마나 저지르는지에 대한 통계자료도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집행유예 선고와 함께 보호관찰이 따라붙어야 한다. 마약사범의 경우에는 매월 1회, 매주 1회 마약투약여부 확인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하여야 한다. 그 기간 중 마약투약검사를 기피하거나 마약투약시에는 집행유예가 취소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한 선고가 병행되도록 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석방 후 피해자에 대한 보복을 위한 접근차단을 명령하고 이러한 감시를 경찰 등 사법기관이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경찰, 보호관찰소에서 합동으로 수시로 전화로 확인하고 점검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사회적 안전장치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러한 안전장치가 없다. 법무부 보호관찰소에서 하여야 한다, 아니다 법원에서 해야 한다, 인력이 없으니 경찰에서 하여야 한다 라는 식의 소관업무 다툼은 이제는 끝내야 한다.

집행유예 범죄자들이 집행유예기간 동안 재범을 저지르지 않도록 감시관리하기 위해 사법당국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여야 한다. 그래야 재범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집행유예 선고기준도 좀 더 엄격하게 적용하여야 한다. 경찰관을 폭행하는 경우 피해가 경미하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울러 재범률에 대한 조사도 하여야 한다. 그래야 사회를 범죄자 특히 재범자들로부터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범죄를 막을 수는 없지만 재범은 막을 수 있도록 형사사법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2. 공정한 수사를 저해하는 것들

사건은 신속, 공정, 철저하게 수사하여야 한다. 이중 국민들이 바라는 가장 중요한 수사의 덕목요소는 공정성이라고 생각한다.

고소인은 고소장에 기재된 내용대로 처벌해주기를 바라고 피고소인은 자신은 억울하니 무혐의로 결론이 내려지기를 바란다. 그 사이에 심판관처럼 수사관이 역할을 한다.

수사관은 먼저 양측의 주장내용을 경청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주장사실이 맞는지 안 맞는지에 대해 확인을 해주어야 한다.

주장사실 확인은 사건현장에도 직접 가보고 증거도 직접 수집하고 양측에서 제출한 증거가 맞는지 안 맞는지에 대해 심도 있게 조사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 다음 사실을 확정하고 거기에 맞는 법규정이 있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

그 후 증거와 사실판단, 법규정에 따른 결론을 도출한 뒤,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수준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가능하다면 결정된 내용에 대해 고소인 등 사건관계자들에게 결론도출 이유를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자세히 설명해주고 최대한 납득시키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공정하게 수사하는 절차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경찰,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지켜본 수사의 공정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무엇일까 하는 고민을 해보았다.

첫째, 수사관의 철학, 인품과 사건내용을 통찰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지켜본 사람 중에는 수사관 개인이 사건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자신의 주장만을 질문하고 다그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심지어 자신의 생각과 의견에 대해 “예”라는 답변이 나오도록 질문내용을 유도하여 심문을 하곤 했다.

여기가 어딘 줄 아느냐, 내가 누구인 줄 아느냐, 아무리 부인해도 증거가 다 있으니 소용없다, 부인하면 괘씸죄에 해당되어 구속될 수도 있다고 사실상 겁박을 주는 경우도 보아왔다. 심지어 변호사가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서도 그렇게 하였다. 이런 수사관에게 걸리면 공정한 수사는 담보되기가 어렵다.

거기에 더해 어떤 수사관은 골치 아픈 사건수사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관계자들이 많은 집단민원 사건, 수사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건 등은 서로 맡지 않으려고 한다. 손쉬운 사건, 윗사람들이 좋아하는 사건에 치중을 한다. 검찰의 경우에도 경찰송치 사건 중 골치 아픈 사건은 맡기를 꺼린다.

심지어 송치 후 재수사 지시를 하면서 모든 수사를 경찰에 맡기고 송치 후 경찰 의견대로 결정만 내리는 무책임한 검사도 있었다. 사건처리 실적에 급급해 심도 있는 수사를 하지 않고 쉬운 사건만 골라서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수사지휘관들이 그런 수사관들을 수사의 근성이 있다고 선호한다는 것이다.

둘째, 실적에 얽매여 수사관 개인의 성과를 올리려고 수사를 하는 경우이다.

윗선에서 특별단속, 기획수사 지시가 떨어지면 특진, 포상을 위해 구속명수와 형사입건명수를 채우기 위해 마구잡이식으로 형사입건하고 영장을 청구하는 경우를 보아왔다. 그래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누명을 쓰고 구속, 입건되어 변호사비용으로 가산을 탕진하는 경우도 보아왔다. 성과에 치우친 수사를 하여서는 안 된다. 아니 그런 지시를 내리지 말아야 한다. 단기간 내 보여주기식 실적평가를 위해 언론에 압수수색 사실과 체포검거 사실, 그리고 수사종결권이 없는 경찰에서 수사결과를 상세히 수사단계에서 브리핑하는 것은 자제하여야 한다. 그로 인해 관계된 기업과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입는지를 자성해 보아야 한다.

자신이 현재는 수사를 하는 수사관이지만 때로는 수사를 받는 입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수사권, 특히 압수수색, 체포(수갑 채우는 것), 계좌추적권이 남용되지 않도록 청구시 고심에 고심을 하여야 한다.

수사관 개인의 잘못된 판단으로 한 사람, 한 가정, 한 기업이 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과 칼로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것이 아니라 수사관의 말과 글로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사관은 항상 겸손하고 배려심이 깊고 늘 성찰하는 훈련을 하여야 한다. 신을 대신하여 법집행을 하기 때문이다.

셋째, 언론보도도 수사의 공정성을 저해한다.

사건이 언론에 보도가 되면 언론이 앞서서 수사를 하기 시작한다. 조사도 하기 전에 구속도 하고 심지어 재판도 열리기 전에 형량도 결정한다. 무고한 사람을 유죄로 만들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자살을 하기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형법상 피의사실공표죄가 언론의 자유, 국민의 알권리라는 미명하에 사라져가고 있다.

언론에 보도되면 심도있는 수사는 하지도 못하고 수사가 빨리 종결되기도 한다. 언론이 보도하는 방향으로 수사방향이 선회되기도 한다. 짜맞추기식, 국민여론을 가라앉히려는 속칭 여론맞추기식 보여주기식 수사를 한다.

마지막으로 경찰, 검찰, 법원간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조사와 평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찰은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에만 생색을 내고 검찰과 법원은 경찰송치 후 사건처리 과정과 결과에 대해 경찰에 통보해주지 않는다.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경우에도 경찰, 검찰, 법원의 기관간 공조편찬한 사건처리 백서가 한 권도 없다. 그저 자신들의 자화자찬식 백서만 나온다.

이태원 살인사건, 익산 오거리 살인사건의 잘못된 수사와 재판의 원인을 분석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관간에 모여서 분석을 하고 노력을 하여야 하는데 그러한 노력이 없다.

경찰도 검찰에 송치만 하면 끝이다. 송치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어떤 처분을 하고 법원에 기소되어 어떻게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하여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고소, 고발, 진정 등 사건관계인들이 경찰수사에 대한 만족도에 대하여 제대로 된 평가조사도 하지 않는다. 이러한 것들이 수사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조정안의 세부내용에 대해 잘 모르고 어찌 보면 관심이 적다. 경찰과 검찰에 바라는 것은 제발 사건처리를 신속하게 하되 관련된 사람들이 수사결과에 승복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조사해 달라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수사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어루만져주고 마음의 치유도 해 달라는 것이다. 과연 대한민국 경찰과 검찰은 그러한 노력을 하고 있을까?

3. 경찰, 검찰, 법원의 증거수집·보관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증거에 의해 사실여부가 판단되고 사실이 확정되면 법적용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증거수집이 중요하고 증거에 의해 유무죄가 결정된다. 현장은 증거의 보고라고 한다. 현장보존이 잘 되어야 증거수집이 잘 된다. 현장보존이 안 되어 증거가 인멸되거나 훼손되거나 오염되면 수사가 미궁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현장보존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언론, 지도감독 차원에서 나와 현장에 아무런 장비없이 나온 직원에 의해 증거가 훼손되는 경우도 있다. 현장보존을 어느 범위까지 어느 때까지 해야 하느냐가 문제이다. 그런 다음에는 현장에서 어떠한 증거를 수집할 것인가가 문제된다.

무조건 유전자감식을 위해 마구잡이식으로 현장에서 유류물을 수집하여 국과수에 넘기면 국과수 감정에 어려움이 많아진다. 경찰 자체감식과 국과수 감정이 어떠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가도 살펴보아야 한다.

감식, 감정 과정에 증거물이 훼손, 오염되지 않도록 한 상태에서 감식과 감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용기가 파손되거나 보존기구가 오염되거나 전달단계에서 수집, 전달자의 이력이 빠진 경우에는 법정에서 오염증거의 오명이 씌워진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재 현장증거 수집, 운반, 감식, 감정단계에서 무결성(오염차단) 방지 차원에서 투명화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수집, 운반, 감식, 감정 과정이 녹화되어야 할 필요도 있다.

감식, 감정이 끝난 감정물에 대해 경찰과 국과수에서 어떻게 보존하고 있는가도 살펴보아야 한다. 무결성 입증이 안 된 우편물에 의해 운반되거나 자체 보관시설이 없어 사무실에 방치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제사건으로 남는 경우에 감정물이 어떻게 보관처리되고 있는가? 관련자에게 반환되는 경우 차후 용의자검거 후 증거물처리 과정에서 오염이 되어 증거확보에 어려움이 많다. 자체 증거물보관 관리규정, 보전기간, 시설도 없어 증거물관리가 어려워 미제사건 수사에도 어려움이 많다.

그 다음으로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고 이에 따라 경찰에서 검찰에 증거물이 넘겨지는 과정에서 운반, 보관 절차에 이력내용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검찰청에 과연 제대로 된 증거물 보존시설이 있는지 운반보관된 증거물은 누구의 손에 의해 넘겨졌고 관리되고 있는가? 검찰조사 과정에서 증거물이 제시되고 신문 과정에서 제시된 증거물이 과연 오염·훼손되지 않은 증거물이라고 판단할 정도의 체계가 이루어져있는가?

다음으로 법원에 기소가 된 경우에도 증거조사 과정에서 수사검사가 아닌 공판검사에 의해 증거물이 법정에 제시되고 제시된 증거물이 법원에 보관되는 경우에, 과연 현장에서 수집된 있는 그대로의 증거물이 제시되고 관리되도록 법원에 증거물관리 체계가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증거물은 자주 운반되는 과정에서 사람 또는 다른 요인에 의해 오염훼손될 수 있고 변호사들은 이러한 허점을 법정에서 지적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현장에서 증거물을 수집, 운반, 감정하는 과정 전체를 녹화하고 취급자에 대한 실명, 기록화를 하여야 한다. 아울러 취급자들 외 다른 사람들은 증거물을 취급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경찰 자체 증거물 보관처리시설과 관리규정뿐 아니라 검찰, 법원도 증거물 보관처리시설 관리규정이 있어야 한다. 바라건대 되도록 증거물은 자주 이동하지 않는 것이 오염과 훼손을 막을 수 있다. 증거물을 감정한 기관이나 경찰에서 사건이 끝날 때(재판종결)까지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검찰, 법원으로 가는 과정에서 증거물이 훼손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에서 증거물이 현출, 제시되는 경우에는 증거물을 보관하고 취급했던 사람(수사관)이 법정에 증거물을 가져와서 제시하고 수집, 운반, 감식 과정 전반에 관하여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 증언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훈련을 시킬 필요가 있다. 증거수집분석에 참여하지도 않은 공판검사가 증거물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수집, 분석과정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에 대해 제대로 답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증거는 사실확정 여부에서 가장 중요하다. 직접증거, 간접증거, 정황증거인지 여부에 따른 가치판단과 해석의 문제도 실무재판에서 문제가 된다. 화성 연쇄살인사건, 대구 개구리어린이 실종사건에서 과연 증거물이 제대로 보관되어 있을까? 당시 사건기록은 누가 어떤 사람이 작성하고 참여했는지에 대한 기록이 상세히 현재까지 보존되어 있을까?

미제사건 해결은 증거의 수집, 보존이 중요하다. 당시 증거수집, 운반, 보존에 참여했던 사람들도 관련된 기록을 해 놓아야만 한다.

과연 현재 경찰, 검찰, 법원, 국과수의 증거물 수집운반보관 시스템이 제대로 되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