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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개발∙행정]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방자치법 상 주민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록일 2021 .05 .12


[개발∙행정]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방자치법 상
주민에 해당하는지 여부


-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두45240 판결



김윤기 변호사




1. 사실관계 및 소송경과

가. 건설교통부장관은 2007. 3. 19. 한국토지주택공사(원고, 이하 ‘LH’), 진주시, 경상남도개발공사를 공동 사업시행자로 하여 진주시 일원을 ‘경남진주 혁신도시 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하였습니다.

나. LH는 위 혁신도시 개발사업을 시행하고 그 중 일부 구역에 아파트를 신축하는 건축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진주시장(피고)에게 급수공사를 신청하였습니다. 피고는 2013. 8. 5.부터 2014. 5. 20.까지 3회에 걸쳐 LH에게 지방자치법 제138조, 제139조 제1항의 위임에 따른 구 「진주시 수도 급수조례」(2016. 7. 13. 경상남도진주시조례 제12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 사건 조례’) 제14조에 근거하여 상수도시설분담금(이하 ‘이 사건 시설분담금’)을 부과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하였습니다.

다. LH는 성남시에 주된 사무소를 두고 있다가, 2015. 4. 30. 진주시로 이전하였습니다.

라. 지방자치법 제138조는 ‘지방자치단체는 그 재산 또는 공공시설의 설치로 주민의 일부가 특히 이익을 받으면 이익을 받는 자로부터 그 이익의 범위에서 분담금을 징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39조 제1항은 ‘사용료∙수수료 또는 분담금의 징수에 관한 사항은 조례로 정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LH는 자신이 진주시 주민이 아닐 뿐만 아니라 기존 수도시설로 특히 이익을 받는 자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른 분담금 납부의무자가 될 수 없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조례의 모법인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주장하였고, 원심[부산고등법원 2016. 6. 22. 선고 (창원)2016누10278 판결]은 LH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처분이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2.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시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조례로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제22조 단서). 지방자치단체는 그 재산 또는 공공시설의 설치로 ‘주민’의 일부가 특히 이익을 받으면 이익을 받는 자로부터 그 이익의 범위에서 분담금을 징수할 수 있고(제138조), 그 분담금의 징수에 관한 사항은 조례로 정한다(제139조 제1항). 이 사건 시설분담금의 징수를 규정한 이 사건 조례 제14조는 지방자치법 제138조, 제139조 제1항의 위임에 근거한 것이므로, 이 사건 시설분담금의 납부의무자는 기본적으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이어야 한다.

지방자치법은 여러 조항에서 권리∙의무의 주체이자 법적 규율의 상대방으로서 ‘주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지방자치법에 ‘주민’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규정이 없는데, 그 입법목적, 요건과 효과를 달리하는 다양한 제도들이 포함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지방자치법이 단일한 주민개념을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누군가가 지방자치법 상 주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제도별로 제도의 목적과 특성, 지방자치법뿐만 아니라 관계 법령에 산재해 있는 관련 규정들의 문언, 내용과 체계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법 제13조 제2항, 제14조, 제15조, 제16조, 제17조, 제20조에 따른 참여권 등의 경우 지방자치법 자체나 관련 법률에서 일정한 연령 이상 또는 주민등록을 참여자격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자연인만을 대상으로 함이 분명하고, 제12조(註.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안에 주소를 가진 자는 그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이 된다.)는 기본적으로 제2장에서 정한 다양한 참여권 등을 행사할 수 있는 주민의 자격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규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제13조 제1항에서 정한 재산∙공공시설 이용권, 균등한 혜택을 받을 권리와 제21조에서 정한 비용분담 의무의 경우 자연인만을 대상으로 한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른 분담금 제도의 취지와 균등분 주민세 제도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른 분담금 납부의무자인 ‘주민’은 균등분 주민세 납부의무자인 ‘주민’과 기본적으로 동일하되, 다만 ‘지방자치단체의 재산 또는 공공시설의 설치로 주민의 일부가 특히 이익을 받은 경우’로 한정된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법인의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안에 주된 사무소 또는 본점을 두고 있지 않더라도 ‘사업소’를 두고 있다면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른 분담금 납부의무자인 ‘주민’에 해당한다.

지방자치법 제12조가 ‘주민의 자격’을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안에 주소를 가진 자’로 정하고 있으나 이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주로 자연인의 참여권 등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규정이고, 지방자치법은 주소의 의미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민법 제36조가 ‘법인의 주소’를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로, 상법 제171조는 ‘회사의 주소’를 ‘본점 소재지’로 정하고 있으나, 이는 민법과 상법의 적용에서 일정한 장소를 법률관계의 기준으로 삼기 위한 필요에서 만들어진 규정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른 분담금 납부의무와 관련하여 법인의 주소가 주된 사무소나 본점의 소재지로 한정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어떤 법인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인적∙물적 설비를 갖추고 계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면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재산 또는 공공시설의 설치로 특히 이익을 받는 경우에는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른 분담금 납부의무자가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근거하여 분담금 제도를 구체화한 조례에서 정한 분담금 부과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부담금 이중부과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례규정에 따라 분담금을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위에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LH)는 여러 해에 걸쳐 진주시 일원에서 혁신도시 개발사업과 그중 일부에 아파트를 신축하는 건축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인적∙물적 설비를 갖추고 사업을 하였으므로 진주시 구역 안에 ‘사무소’를 두고 있었던 것이고 당시 진주시에 주소를 가진 주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원고가 조성한 사업지구와 건축한 개별 건축물에 진주시 수도시설로부터 상수도를 공급받을 수 있었다면, 상수도를 공급받을 수 있는 상태의 사업지구와 개별 건축물을 제3자에게 분양함으로써 진주시의 수도시설 설치로 특히 이익을 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나 원심은 원고가 진주시 주민이 아닐 뿐만 아니라 기존 수도시설로 특히 이익을 받는 자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른 분담금 납부의무자가 될 수 없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조례의 모법인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3. 판결의 의의

지방자치법 제12조는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안에 주소를 가진 자는 그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이 된다.’고 정하고 있을 뿐, 법인이 지방자치법 상의 ‘주민’이 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여, 그 해석과 관련하여 논란이 있어 왔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하여, 지방자치법 상 ‘주민’의 해당 여부는 개별 제도별로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i) 지방자치법 제13조 제2항, 제14조, 제15조, 제16조, 제17조, 제20조에 따른 참여권 등의 경우 ‘자연인’에 해당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만, (ii) 지방자치법 제13조 제1항에서 정한 재산∙공공시설 이용권, 균등한 혜택을 받을 권리와 제21조에서 정한 비용분담 의무과 같이 재산적인 권리∙의무의 경우 ‘법인’에 해당하는 주민도 대상으로 하는 것임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민법 상 법인의 주소지 또는 상법 상 회사의 주소지인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 내지 ‘본점 소재지’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있어야 법인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사업소’를 두고 인적∙물적 설비를 갖추고 계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에도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법인의 경우에도 일정한 경우 조례의 수범자인 ‘주민’이 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주민에 해당하는 법인에 대하여 권리 제한 내지 의무 부과를 하기 위해서는 법률의 명시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할 것(지방자치법 제22조)임에 유의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