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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노동] 같은 그룹 계열회사들에서 그 소속만을 옮겨가며 채권추심업무를 하였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
등록일 2023. 07. 27.

 

[노동] 같은 그룹 계열회사들에서 그 소속만을 옮겨가며 채권추심

업무를 하였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

- 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1210829 판결

 

봉하진 변호사

 

1. 들어가며

 

대법원이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에 대하여,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고 판시한 이후(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40612(본소), 201340629(반소) 판결,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252891 판결),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기존의 판례가 설시한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 판단 기준을 그대로 따르면서, 구체적이 사실관계를 살펴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였으며, 특히 채권추심원들이 계열회사에 입사한 때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었는지 심리되어야 하고, 근무기간 전체를 놓고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었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한 판결입니다.

 

2. 사안의 개요

 

피고는 ○○캐피탈, ○○○신용정보와 더불어 △△△서비스그룹의 계열회사이며(이하피고 등이라 합니다), 원고들은 피고 등과 6개월 정도의 기간을 정한 채권추심 위임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재계약을 하면서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하였습니다.

 

원고들은 조직개편 또는 영업양도에 따라 같은 그룹 계열회사인 ○○캐피탈에서 ○○○신용정보로, ○○○신용정보에서 다시 ○○캐피탈로, ○○캐피탈에서 피고로 순차 소속을 옮겼으나, 그 과정에서 업무 장소, 업무 방법과 내용, 전산시스템, 팀원 구성원 등이 그대로였고, 다시 체결한 채권추심 위임계약 내용도 완전히 또는 대부분 동일하였습니다.

 

원고들은 ○○캐피탈이나 ○○○신용정보의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한 기간부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주장하며, 해당 기간에 대한 퇴직금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1심 법원은 원고들의 근로자성 및 최초 그룹 계열회사에 입사한 때부터 계속근로기간을 인정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전부 인용했으나(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7. 9. 선고 2017가단5131441 판결), 2심 법원은 원고들이 피고와 채권추심 위임계약을 체결한 2014. 2.경 이후 피고와의 관계만이 판단 대상임을 전제로, 원고들이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 14. 선고 201944448 판결).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아래의 사정들을 근거로 채권추심원인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면서, 퇴직금 산정시 전제가 되는 계속근로기간은 계열회사에 입사할 때부터라고 판단하였습니다.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12.7. 선고 200429736 판결 등 참조).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다(대법원 2016.4.15. 선고 2015252891 판결 등 참조).

 

  1. 채권추심원들은 조직개편 또는 영업양도에 따라 같은 그룹 계열회사인 ○○캐피탈에서 ○○○신용정보로, ○○○신용정보에서 다시 ○○캐피탈로, ○○캐피탈에서 피고로 순차 소속을 옮겼으나, 그 과정에서 업무 장소, 업무 방법과 내용, 전산시스템, 팀원 구성원 등이 그대로였고, 다시 체결한 채권추심 위임계약 내용도 완전히 또는 대부분 동일하였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그동안 채권추심원들의 업무형태 실질이나 피고 등과의 관계가 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캐피탈이나 ○○○신용정보 소속으로 업무를 수행하던 과정에서도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었는지가 함께 심리되어야 하고, 근무기간 전체를 놓고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었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1. 원심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2014.2. 이후 작성된 계약서의 명칭이채권추심 위임계약서이고, 거기에는 원고들이 근로자가 아니라고 정하면서 실제 원고들을 포함한 채권추심원에게는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는 사정을 들고 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앞서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실질에 부합하지 않는 계약서 명칭이나 내용을 들어 원고들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 원고들에게 피고 등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의 적용이 없더라도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들은 피고 등이 미리 만든 양식의 계약서를 이용하여 동일한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고, 계약서에는 복무규율 성격의 내용에다가 채권추심원에게 피고 등의 감사 또는 조사에 응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까지 담겨 있어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을 갈음할 수 있는 문서가 될 수 있다.

 

  1. 원심은 피고가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들의 업무 수행 과정에 단순한 제안이나 위임인으로서 업무 처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관리만을 하였다고 보았다. 그러나 피고 등은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을 약 20명씩 특정 팀에 소속시켜 팀 단위 실적 목표를 제시하고 소속 팀의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채권추심원 개인의 수수료율에까지 차등을 두었으며, 정규직 직원인 팀장으로 하여금 소속 팀의 목표 달성을 위한 실적 증대 등을 독려하도록 하였다. … (중략) … 팀장은 채권추심원의 의사와 무관하게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채권 재배분에 있어서 재량으로 재배분 대상에서 일부 제외할 수 있는 권한 등을 가지고 있었다(채권추심원이 그 조치에 이의할 수 있는 절차는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 (중략) … 위와 같은 팀별 조직과 평가 체계는 채권추심원 개인을 넘어서 피고 등 회사의 실적 증대를 위한 활동이 되었고, 이를 통해 피고 등이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들의 업무 수행 과정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다.

 

4. 시사점

 

대상 판결은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들은 피고 등이 미리 만든 양식의 계약서를 이용하여 동일한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점, 계약서에는 복무규율 성격의 내용에다가 채권추심원에게 피고 등의 감사 또는 조사에 응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까지 담겨 있는 점, 팀 단위 실적 목표를 제시하고 소속 팀의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채권추심원 개인의 수수료율에 차등을 둔 점, 정규직 근로자인 팀장은 채권추심원의 의사와 무관하게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채권 재배분에 있어서 재량으로 재배분 대상에서 일부 제외할 수 있는 권한 등을 가지고 있었던 점 등의 사정을 기초로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였습니다. 또한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 인정을 함에 있어서 원고들이 피고에 속해있을 때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같은 계열회사 소속으로 업무를 수행하던 과정까지 포함하여 근무기간 전체를 놓고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었는지 심리·판단하였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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