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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도급]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도급계약 해제의사표시에 임의해제의 의사표시가 포함되었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
등록일 2023. 07. 21.

 

[도급]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도급계약 해제의사표시에

임의해제의 의사표시가 포함되었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

- 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2246757 판결

 

강호준 변호사

 

1. 사안의 개요

 

피고(재개발조합)는 원고(수급인)와 주택재개발사업 정비계획수립, 정비구역지정 및 설계에 관한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을 체결한 후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도급계약의 해제통지를 하였는데, 원고는 주위적으로 피고의 해제통지가 부적법하기 때문에 여전히 이 사건 도급계약이 존속함을 전제로 용역대금을 청구하였고, 예비적으로 피고의 귀책사유로 이 사건 도급계약이 해제되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이에 피고는 원고의 채무불이행이 있었고, 피고가 적법한 해제통지를 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도급계약이 해제되었으며, 설령 해제되지 않았더라도 용역대금채권은 3년의 소멸시효가 경과하여 소멸하였다고 주장한 사안입니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도급인이 수급인의 채무불이행 또는 약정 해제사유를 이유로 도급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그 해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의사표시에는 민법 제673조에 따른 임의해제의 효력이 인정된다고 보았으며, 피고(도급인)가 원고(수급인)에게 이 사건 도급계약의 해제를 통보한 시점에 이 사건 도급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도급인이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도급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실제로는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 도급계약의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었다는 사유만으로 위 의사표시에 민법 제673조에 따른 임의해제의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민법 제673조에 따른 이 사건 도급계약의 해제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 하였습니다.

 

대법원이 임의해제의 의사를 인정하지 않은 구체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도급인이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도급계약을 해제하면 수급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민법 제673조에 기하여 도급인이 도급계약을 해제하면 오히려 수급인에게 손해배상을 해주어야 하는 처지가 된다. 도급인으로서는 자신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이제는 자신이 손해배상을 하여야 하는 결과가 된다면 이는 도급인의 의사에 반할 뿐 아니라 의사표시의 일반적인 해석의 원칙에도 반한다.

     

  2. 수급인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채무불이행 사실이 없으므로 도급인의 도급계약 해제의 의사표시가 효력이 없다고 믿고 일을 계속하였는데, 민법 제673조에 따른 해제가 인정되면 그 사이에 진행한 일은 도급계약과 무관한 일을 한 것이 되고 그 사이에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 불측의 손해를 입을 수 있다.

     

    4. 이 판결의 의의

     

    도급계약이 체결된 후 도급인과 수급인 중 일방 당사자의 채무불이행에 따라 다른 당사자가 도급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는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실제로 법정해제 사유가 발생하였는지에 대해서는 당사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민법 제673조 임의해제 조항은 도급인의 입장에서는 일이 완성되기 전에 언제든지 도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준 것이며, 수급인의 입장에서는 도급인의 일방적인 임의해제에 따른 불측의 손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종래 하급심에서는 민법 제673조가 일이 완성되기 전에는 도급인이 도급계약 해제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도급인이 채무불이행에 따른 법정해제를 주장한 경우에도 임의해제 주장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였으나, 그에 따른 도급인의 예상하지 못한 손해(민법 제673조 해제에 따른 손해배상)와 수급인의 신뢰이익을 보호하지 아니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이 판결은, 도급인이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계약해제를 주장한 것에는 민법 제673조에 의한 임의해제 의사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함으로써, 만약 민법 제673조에 따라 도급계약이 임의해제 될 경우 도급인과 수급인이 받을 불측의 손해를 예방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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