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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형사칼럼] 검수완박 시행 관련 선행되어야 할 일
등록일 2022. 08. 09.

 

[형사칼럼] 검수완박 시행 관련 선행되어야 할 일

 

박상융 변호사

 

검수완박 법안 시행 관련 논란이 뜨겁다. 필자는 검수완박 시행 이전에 검찰과 경찰이 함께 논의하여야 할 일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이러한 생각은 검경수사권조정 관련 검찰의 경찰에 대한 잦은 보완, 재수사 지휘, 경찰의 수사기피 심화현상에 따라 이러한 피해가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이것이 과연 검찰, 경찰, 정치권이 부르짖는 국민을 위한,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인지에 대해 자문해보고 싶다.

 

1.

 

검찰도 송치후 공소유지여부 관련 보강수사를 하여야 한다. 검찰은 주요범죄를 제외하고 자신들은 수사권한이 없다고 하면서 경찰 불송치결정 관련 보강/재수사 지휘, 송치후 재수사를 경찰에 모두 미룬다. 그렇다면 현재 검찰에 있는 많은 자체 수사관, 검사들은 필요가 없어진다. 인력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검찰수사는 공소유지를 위한 수사가 그 목적이지 직접수사는 예외다. 따라서 검찰이 현재 경찰에 무분별하게 하달하는 보강, 재수사 지휘는 검찰 자신들이 할 만한 여력이 되지 못할 때 하여야 한다.

 

2.

 

검찰과 경찰의 합동협력공조 수사체제가 필요하다. 검찰과 경찰의 업무영역은 다르다. 다만 검찰은 공소제기 권한이 있다. 현재 검찰의 공소제기와 유지 권한은 주요한 임무임에도 불구하고 늘 소홀히 되어 왔고 등한시되어 왔다. 필자가 법정에서 보면 검사는 수사기록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공판에 임한다. 수사검사도 마찬가지다. 공판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하지 않는다. 서민생활과 직결된 대다수 구약식 사건을 보면 형식적인 벌금구형과 기소결정이 많다.

 

경찰의 송치사건 검토는 검찰업무에서 매우 중요하다. 경찰에서 수사미진, 증거 및 법률에 대한 잘못된 판단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하여야 한다. 경찰에서 올라온 서류만 보고 하는 형식적인 판단보다는 직접 현장에 나가서 경찰 수사기록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판단도 중요하다. 인력과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하기 나름이다.

 

아울러 경찰과 검찰은 수사에 있어 서로 공조, 협력하여야 한다. 세월호 유병언 검거, 가평 계곡살인사건 피의자 검거에서 보듯이 검찰과 경찰은 서로 협력하면 범인도 조기에 검거하고 증거도 확실히 확보할 수 있다. 검찰과 경찰에 합동수사팀을 편성, 공조협력할 사건이 많다. 보이스피싱, 마약, 인신매매, 사이버범죄 등 검찰과 경찰이 서로 협력하면 거악을 척결할 수 있다. 검찰 따로 경찰 따로 식으로 하면 범죄자들이 판을 치게 된다. 필자가 마약수사과장 재직시 마약사범이 마약 베테랑수사관을 검찰에 모함하여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구속된 적이 있었다.

 

범죄자들은 서로 공조협력하는데 경찰과 검찰이 따로국밥식으로 따로 놀면 안 된다. 유전자, 마약, 사이버포렌식 등 과학수사장비분석과 관련하여 이중투자로 수사자원 낭비가 심하다.

 

3.

 

사건수를 대폭 감축하는데 역량을 집중하자.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고소, 고발, 신고, 진정 접수사건이 많다. 사건의 경중을 불문하고 거의 대부분 접수, 처리된다. 형사사법정보망(킥스)의 도입으로 고소사건의 경우 고소되면 입건되고, 피의자가 된다. 12, 13세 촉법소년은 물론 소년사건은 검찰을 거쳐 법원으로 소년부 송치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 그 시간이 길게는 1년 넘게 걸리기도 한다.

 

민사성 고소사건도 많다. 법원 문턱, 즉 소송 관련 비용, 시간이 많이 들다 보니 무분별한 고소사건이 넘친다. 경찰단계에서 형사조정제도, 경미사건의 범위를 확대하여 즉결심판에 회부하자. 법원 선고유예, 검찰 기소유예될 사건이면 경찰 자체 내 입건유예를 하도록 하자. 무분별한 법정형의 형벌화를 줄여 전 국민의 전과자 양산을 차단하자. 고소 관련 수사단계에서 디스커버리제도를 도입하여 고소장, 쟁점정리 송부 등을 통해 경찰수사 부담을 줄여주자. 문답식 심문조사 방식을 없애고, 이메일, 휴대폰을 통한 비대면조사를 확대하여 수사업무를 감축하자. 고소사건이 무혐의되는 경우 고소비용 고소인부담 제도를 도입하여 신중한 고소를 유도하자.

 

4.

 

경찰과 검찰의 수사인력과 관할을 재조정하자. 보고, 지시, 서무 중심의 직접수사와 무관한 업무를 확 줄여 현업 수사인력을 늘리자. 이를 위해 현장수사 업무를 정확히 진단하여 인력을 재배치하자. 경찰수사 관할을 검찰수사 관할과 일치시켜 수사경찰서를 만들자.

형사부, 경제팀 등 조사팀, 형사팀 근무를 필수보직화하고 현업을 거쳐야만 팀장, 과장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하자. 승진과 정년에 구애받지 않고 한번 수사, 형사이면 평생 수사, 형사를 할 수 있도록 별도 승진, 보수체계를 세우자. 이를 위해 현행 시험, 심사, 특진제도를 과감히 개편하자. 검찰도 형사부 근무기간을 늘리고 인력을 확대하자.

 

5.

 

수사, 공판과정에 경찰, 수사검사도 참여하자. 송치, 기소만으로 수사검사와 경찰이 업무를 종료하는 것이 아니라 송치, 기소후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추적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수사의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다. 구속영장실질심사 과정에 수사검사가 법정에 출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공판정에 수사경찰이 참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자신이 기소한 사건이 법정에서 무죄가 되는 경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자성해볼 필요가 있다. 잘못된 수사와 공판으로 피해자, 가해자가 피해를 입은 경우 사죄와 사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6.

 

현장중심 수사체제를 확대도입하자. 현재의 수사는 사무실에 앉아 서류만 작성, 검토하는 속칭 앉은뱅이식 수사다. 심지어 당사자에게 입증책임을 부담하게 한다. 현장에 나가 사실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증거를 당사자에게 수집해오라고 한다. 검찰도 마찬가지다. 변사, 부검 현장에 나오지 않는다. 대형 안전사고 현장, 현장검증 현장, 집회시위 현장 등에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사무실에 앉아서 기록만 본다. 그러다 보니 현장과 동떨어진 수사기록만으로 공판정에서 사실을 다투게 된다.

 

7.

 

검찰, 경찰은 서로 상호 비방하지 말고 협력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자. 경찰과 검찰은 자신들이 최고라고 하면서 언론에 상대기관을 비방하는 모습은 보기가 좋지 않다. 상호 기관간 존중해주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수사과오는 상대방의 잘못이라고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은 보기가 좋지 않다.

 

아울러 사건 관련 무분별한 보도보다는 사건의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 관련 홍보를 강화하자. 보이스피싱 사범들은 검찰과 경찰을 사칭하는데 이와 관련 국민들은 피해예방법을 알지 못한다. 경찰, 검찰의 홍보기능은 있지만 기관의 수장 등 지휘부만 홍보할 뿐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예방 홍보는 하지 않는다.

 

8.

 

검찰, 경찰 태스크포스팀을 편성, 상설화하자. 검경 수사권조정 이후에 검찰청과 경찰청 수뇌부, 지휘부는 소통하지 않는다. 인력교류, 정보교류, 장비지원이 필요하다. 수사에 있어서도 합동협력수사가 필요하다. 수사기법과 정보교환도 자주 이루어져야 한다. 범죄자들이 수사관을 모함하지 않도록 협력과 소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