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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형사칼럼] 신장결석 투병 과학수사관의 업무상 질병인정판단 가능할까
등록일 2024. 06. 18.

 

필자가 서장 재직 시 알고 지내던 과학수사관이 신장투석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신장이 나빠졌다고 한다. 의사가 신장이식을 권유할 정도라고 한다. 재직 중 신장검사결과 신장이 안 좋다는 진단은 받았지만 갑자기 악화된 것이다.

 

여러 가지로 걱정이 많다. 근무하면서 틈틈이 다니던 대학교 법과학 박사과정도 수료만 남긴 상태에서 그만두었다. 자칫 무리하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부인도 걱정이다. 그렇다고 경찰을 휴직하거나 퇴직할 수도 없다. 모아둔 자금도 없다.

 

그나마 경찰병원에 가서 계속 진단을 받지만 치료를 위해 서울의 유명 대형병원에 다녀야 한다. 업무를 하면서 진찰도 받아야 되고 힘들다고 한다. 그 동안 모아둔 돈도 치료비로 써야 한다. 가족을 위해 남길 재산도 없는데 걱정이다.

 

눈물로 밤을 지샌다. 물조차, 음식조차 마음대로 먹을 수도 없다. 가족 몰래 일기장에 자신의 심정을 쓴다고 한다. 그래야 마음을 달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치료와 업무수행을 위해 경찰병원에 근무를 하고 싶지만 계급이 낮아 갈 수도 없다. 그보다도 보직이동 관련 상담할 수 있는 부서도 없다.

 

변호사인 필자가 도와주기로 했다. 신장이 나빠진 원인과 과학수사 업무환경과 내용의 인과관계부터 밝혀야 한다. 신장이 나쁜 원인이 무엇인지 신장내과 등 국내외 전문의를 수소문해보고 의학자료도 찾아보기로 했다.

 

불규칙한 식사, 음주, 고혈압, 업무 관련 스트레스, 과로도 원인일 것이다. 거기에 더해 현재 과학수사관들의 근무방식도 근무내용도 문제이다. 과거 경찰서 소속에서 지방청 소속으로 바뀌었지만 권역별로 근무장소를 묶다 보니 여기저기 다녀야 한다.

 

생활근거지와 근무지도 멀리 떨어져 있다. 거기에 더해 근무장소도 열악하다. 변사체, 화재현장 등 오염에 취약한 현장에 마스크와 방균복을 착용한 채 간다고 하지만 오염원에 노출된다. 거기에 더해 사무실로 복귀하면 자체 제독시설이나 장비도 없다. 휴식장소도 없다. 호흡기, 순환기, 소화기 질병에 자주 노출된다.

 

필자가 서장 재직 시 과학수사요원이 간암으로 사망했다. 간암 진단 판정을 늦게 발견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무상재해 판정을 받지 못했다. 간암과 업무와의 관련성이 없다고 경찰관서 자체도 그렇게 판단했다.

 

아니 유족들이 업무상재해 신청 관련 어느 기관에 어떤 서류를 구비해서 해야 하는지 절차도 방식도 알지 못했다. 변호사를 선임하면 돈만 많이 들고 승소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아니 거기에 더해 관련 입증자료 준비를 경찰서 자체 내에서 도와주지 않는다. 유족으로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과학수사관들은 암보험도 잘 가입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불규칙한 식사, 출동, 오염에 취약한 근무환경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일까. 질병 관련 아무런 대비책이 없다.

 

필자는 우선 신장 관련 최초 질병 진단판단일, 당시 의사의 권고내용, 근무일지, 근무내용, 인사기록부, 성과급 지급내역 10년치 진료기록 등을 준비하라고 말해주었다.

 

그보다도 그 경찰관의 마음의 병부터 치유해주었으면 한다. 경찰청 내 경찰관치유센터를 만들면 어떨까. 피해자 인권보호센터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직원 자체의 건강부터 챙겨야 되지 않을까.

 

특히 재직 중, 퇴직 후 질병 관련 국가에서 관심과 지원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그것이 경찰을 한 필자의 바람이다. 앞으로 남은 생은 일선 현장경찰관을 위한 무료변론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