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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민사] 포괄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범위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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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0. 11. 05. |
- 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19다222041 판결 전성우 변호사 1. 사실관계 이 사건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A는 금융기관으로부터, 2004년경 5억원을 대출받고 갑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였고(피고가 이에 보증을 함. 이하 ‘1차 대출’, ‘1차 근저당권’), 2008년경 을 부동산에 포괄근저당권(현재와 장래의 모든 채무를 담보하는 내용)을 설정하고 2011년경 5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았음(이하 ‘2차 대출’, ‘2차 근저당권’). • 원고는 2012년경 을 부동산을 매수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함. • A가 1차, 2차 대출금을 연체하자, 금융기관은 을 부동산을 임의경매신청함. • 1차 대출의 보증인인 피고는 금융기관에 일부 대위변제를 하고 갑 부동산에 설정된 1차 근저당권을 피고 앞으로 일부 이전의 부기등기를 경료하고 2차 근저당권에 대해서는 부기등기를 하지 아니함. • 을 부동산을 매수한 원고는 경매를 취하하기 위하여 1차, 2차 대출금을 대위변제하였고, 1차 대출 보증인인 피고가 대위변제한 일부 금액도 변제함. 이에 금융기관은 을 부동산에 대한 2차 근저당권을 해지, 말소함. • 원고는 1차 대출 보증인인 피고를 상대로 원고가 피고에게 변제한 일부 금액을 부담이득이라는 이유로 소를 제기함. 2.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2차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범위에 1차 대출이 포함되는지 여부 만약 1차 대출이 2차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1차 대출 보증인으로서 피고가 1차 대출 일부금을 대위변제하였다고 하더라도 2차 근저당권의 일부를 변제자 대위로 일부 취득할 수 없고, 2차 근저당권이 설정된 을 부동산을 취득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변제한 부분은 부당이득이 될 것입니다. 나. 보증인의 제3취득자에 대한 변제자대위에서 항상 부기등기가 필요한지 여부 민법 제482조 제2항 제1호는 ‘보증인은 미리 전세권이나 저당권의 등기에 그 대위를 부기하지 아니하면 전세물이나 저당물에 권리를 취득한 제3자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보증인인 피고가 일부 변제하였다고 하더라도 을 부동산 위의 2차 근저당권에 대하여 이러한 부기등기를 하지 않아 원고에게 대위 주장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마찬가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변제는 부당이득에 해당하게 될 것입니다. 3. 대법원의 판단 - 상고기각 가. 2차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범위에 1차 대출이 포함되는지 여부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1차 대출이 2차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범위에 포함된다고 본 원심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i) 금융기관과 근저당권설정자가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할 때 작성한 근저당권설정계약서에 금융기관의 여신거래로부터 생기는 모든 채무를 담보하기로 하는 이른바 포괄근저당권을 설정한다는 문언이 기재된 경우 근저당권설정계약서는 처분문서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의사표시의 내용을 해석하여야 함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저당권설정계약서가 일반거래약관의 형태로 일률적으로 부동문자로 인쇄해 두고 사용하는 것이고 근저당권설정계약 체결의 경위와 목적, 피담보채무액, 근저당권설정자∙채무자∙채권자의 상호관계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당사자의 의사가 계약서 문언과는 달리 특정한 채무만을 피담보채무로 하려는 취지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그 담보책임의 범위를 제한하여야 한다. (ii) 2차 근저당권설정계약은 현재와 장래에 부담하는 모든 채무를 피담보채무로 정하고 있고, 2차 근저당권 설정 당시 A는 1차 대출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며, 2차 대출 채무는 2차 근저당권설정 후 약 3년 후에 발생하였는바,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1차 대출 채무 또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 보증인의 제3취득자에 대한 변제자대위에서 항상 부기등기가 필요한지 여부 이 쟁점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2차 근저당권에 대한 대위의 부기등기를 하지 않은 보증인(피고)이라도 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i) 민법 제480조, 제481조에 따라 채권자를 대위한 자는 자기의 권리에 의하여 구상할 수 있는 범위에서 채권과 그 담보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민법 제482조 제1항). 보증인과 제3취득자 사이의 변제자대위에 관하여 민법 제482조 제2항 제1호는 ‘보증인은 미리 전세권이나 저당권의 등기에 그 대위를 부기하지 아니하면 전세물이나 저당물에 권리를 취득한 제3자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 (ii) 위 규정은 보증인의 변제로 저당권 등이 소멸한 것으로 믿고 목적부동산에 대하여 권리를 취득한 제3취득자를 예측하지 못한 손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보증인이 채무를 변제한 후 저당권 등의 등기에 관하여 대위의 부기등기를 하지 않고 있는 동안 제3취득자가 목적부동산에 대하여 권리를 취득한 경우 보증인은 제3취득자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수 없다. (iii) 그러나 제3취득자가 목적부동산에 대하여 권리를 취득한 후 채무를 변제한 보증인은 대위의 부기등기를 하지 않고도 대위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보증인이 변제하기 전 목적부동산에 대하여 권리를 취득한 제3자는 등기부상 저당권 등의 존재를 알고 권리를 취득하였으므로 나중에 보증인이 대위하더라도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을 염려가 없다. (iv) 이 사건에서 원고가 을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한 후 보증인인 피고가 1차 대출금 중 일부를 변제하였다. 따라서 1차 대출금 또한 담보하는 2차 근저당권에 대하여 대위의 부기등기를 하지 않았더라도 제3취득자인 원고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다. 4. 이 판결의 의의 가. 포괄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범위 관련 이 판결은, 이른바 포괄근저당권을 설정한다는 문언이 기재된 경우, 계약서가 부동문자로 인쇄된 약관의 형태를 취하고 있더라도 처분문서에 해당하는 이상 그 문언대로 해석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그 동안의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12430 판결,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1다38899 판결) 입장을 다시 확인한 사안입니다. 참고로, 기존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1다38899 판결은, ‘비록 이 사건 연대보증채무가 이 사건 근저당권들이 설정되고 약 9년 내지 17년이 경과한 1998. 1. 13.에 비로소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을 이유로 들어, 위에서 본 1996. 12. 16.부터 1998. 4. 30.까지의 외화대출 및 중장기시설대출 등과 달리 이 사건 연대보증채무만 차별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들의 피담보채무에서 제외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한 사안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경우가 ‘근저당권설정계약의 문언과 달리 포괄근저당권이 아니라고 해석하여야 하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궁금할 수 있는데, 대법원 1984. 6. 12 선고 83다카2159 판결은, 은행으로부터 3,000만원을 대출하면서 채권최고액을 4,500만원으로 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안에서, 근저당권 설정 당시 이미 있었던 3,000만원 대출채무는 근저당권 피담보채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만일 기존 채무까지 담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면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을 4,500만원으로 기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 나. 변제자대위 시의 부기등기 필요 여부 관련 이미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다99341 판결은, 공동저당의 목적부동산 중 먼저 경매된 부동산의 후순위저당권자가 다른 부동산에 공동저당의 대위등기를 하지 아니하고 있는 사이에 선순위저당권자 등에 의해 그 부동산에 관한 저당권등기가 말소된 경우, 그 상태에서 그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나 저당권 등 새로 이해관계를 취득한 제3취득자에 대하여 후순위저당권자가 민법 제368조 제2항에 따른 대위를 주장할 수 있다고 판시하면서, ‘후순위저당권자의 대위에 의하여 선순위저당권자가 가지고 있던 다른 부동산에 관한 저당권이 후순위저당권자에게 이전된 후에 아직 저당권이 말소되지 아니하고 부동산등기부에 존속하는 경우라면, 비록 공동저당의 대위등기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제3취득자로서는 저당권이 유효하게 존재함을 알거나 적어도 저당권이 공동저당권으로서 공시되어 있는 상태에서 이를 알면서 해당 부동산을 취득할 것이므로 저당권의 이전과 관련하여 제3취득자를 보호할 필요성은 적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본 판결 또한, 기존 판례 법리를 변제자대위 시 보증인과 제3취득자 사이의 관계에 다시 확인한 판결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 관련 전문가
전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