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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개발∙행정] 농업생산기반시설 폐지승인 거부 적법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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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0. 07. 03. |
전성우, 이승훈 변호사 1. 사실관계 A사는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이하 ‘산업입지법’)에 따라 산업단지개발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사업시행자인데, 해당 사업부지 내에는 한국농어촌공사(이하 ‘농어촌공사’)가 소유∙관리하는 양수장 등 농업생산기반시설(이하 ‘기존 시설’)이 있어, A사는 농어촌공사와 기존 시설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시설 설치 협의를 한 후 관련 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A사는 관련 협약에 따라 기존 시설을 먼저 철거하고 대체시설을 설치한 후, 농업생산기반시설인 기존 시설 폐지승인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에 신청하자 해당 지자체는 폐지승인이 없는 상태에서 기존 시설을 철거한 것은 행정적으로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폐지승인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만약, 지자체의 폐지승인이 나지 않을 경우 A사는 기존 시설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고, 그 경우 개발∙조성 후 선분양된 산업용지 준공이 불가능하여 수분양업체에게 소유권이전을 해줄 수도 없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저희 법무법인은 다음과 같은 논리로 해당 지자체를 설득하여, A사가 문제 없이 기존 시설 부지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였으므로, 아래에서 그 논리를 소개해드립니다. 2. 관련 법령 및 지침 농어촌정비법 제24조 제1항은 ‘농업생산기반시설관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을 받아 농업생산기반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폐지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각 호의 사유로 폐지하려는 농업생산기반시설에서 이익을 얻고 있는 농경지 등이 다른 목적으로 전용된 경우(제1호), 폐지하려는 농업생산기반시설을 대체할 시설이 완비된 경우(제2호), 천재지변이나 그 밖의 불가항력의 사유로 시설이 손괴되어 농업생산기반시설 보수의 경제성이 없을 경우(제3호)를 들고 있으며,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농업생산기반시설의 폐지업무에 관해 적용되는 ‘농업생산기반시설 폐지업무처리지침’(이하 ‘폐지업무처리지침’) 제6조(폐지 사유) 제1항 또한 농어촌정비법 제24조와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폐지업무처리지침 제4조(정의) 제1호는 ‘폐지’의 의미에 대해 ‘농업생산기반시설을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을 얻어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그 기능을 해제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는데, 같은 지침 제7조(폐지 절차)는 제6조의 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의 폐지 절차 순서를 정하면서 제8조에 따른 현지조사 및 검토와 제9조에 따른 대체시설의 설치∙협의 등을 그 절차로 정하고 있으며, 같은 지침 제9조(대체시설의 설치 협의 등) 제1항은 ‘농업생산기반시설관리자는 농업생산기반시설이 택지, 도로 등 각종 사업지구에 편입되어 대체시설이 필요한 경우, 사업시행자에게 대체시설의 설치를 요구하여야 하며, 대체시설에 관한 협의가 성립된 후 사업시행에 대한 동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3. 관련 규정의 해석상 농업생산기반시설의 ‘폐지’와 ‘철거’는 별개의 행위임. 앞서 본 바와 같이,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농업생산기반시설의 폐지업무에 관해 적용되는 폐지업무처리지침 제6조 제1항은 ‘농업생산기반시설관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을 받아 농업생산기반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폐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법률해석의 방법에 관해, ‘법은 원칙적으로 불특정 다수인에 대하여 동일한 구속력을 갖는 사회의 보편타당한 규범이므로 이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법의 표준적 의미를 밝혀 객관적 타당성이 있도록 하여야 하고, 가급적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한편 실정법은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사안을 염두에 두고 규정되기 마련이므로 사회현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안에서 그 법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구체적 사안에 맞는 가장 타당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해석할 것도 또한 요구된다. 요컨대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한다. 나아가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그 제·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위와 같은 법해석의 요청에 부응하는 타당한 해석을 하여야 한다.’고 판시한바 있습니다(대법원 2013. 1. 17. 선고 2011다83431 전원합의체 판결). 위 판례 법리에 따라 본 사안을 검토해보면, 다음과 같은 점에서, 철거행위가 반드시 폐지라는 행정행위(행정처분) 이후에 진행되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되지 아니하므로, 폐지 처분을 받기 위한 전제조건 충족(즉, 대체시설 설치 완료)을 위해 기존 양수장의 철거가 필요한 상황에서 폐지 전 철거가 이루어진 것이 절차상 부적법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i) 폐지업무처리지침 제4조 제1호는 ‘폐지’의 의미에 대해 승인을 얻어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그 기능을 해제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여 ‘폐지’를 행정행위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는 시설의 ‘철거’라는 사실행위와 명백히 구분된다는 점, (ii) 폐지업무지침 제6조 제1항의 문언 그 자체로도, 승인을 받아 농업생산기반시설 등록을 폐지함으로써 그 기능을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이지, 승인을 받기 전까지는 시설을 ‘철거할 수 없다’고 해석되지 않는 점, (iii) 산업입지법 제23조 제3항은 ‘사업시행자가 제26조에 따른 산업단지 안의 기존 공공시설에 대체되는 시설(실시계획승인권자가 인정하는 임시시설을 포함한다)을 설치한 때에는 ‘국유재산법’,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공공시설은 용도폐지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보더라도 대체 공공시설의 설치 이전에 기존 공공시설의 용도폐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iv) 폐지업무처리지침 제9조(대체시설의 설치 협의 등) 제5항은 ‘기존시설부지에 대체시설을 설치하거나 기존시설을 보수∙보강하는 등 기존시설부지를 농업생산기반시설로 계속 사용하여야 하는 경우 이를 폐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을 해석하면, 기존시설부지에 대체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대체시설설치를 위해 기존시설의 철거가 필수적임을 염두에 둔다면, 이 규정 또한 시설의 ‘철거’와 ‘폐지’를 다른 개념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점 등 때문입니다. 4. 대체시설 완비를 위하여 기존 시설의 선(先)철거가 불가피함. 폐지업무처리지침 제9조(대체시설의 설치 협의 등) 제1항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사업시행자와 농업생산기반시설의 대체시설에 관한 협의가 성립된 후 사업시행에 동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A사는 농어촌공사와 기존 시설에 대한 대체시설 설치 협의를 진행하여 협약까지 체결한 후 대체시설 설치를 완료하였습니다. A사가 농어촌공사와 체결한 협약의 기본 내용은, 기존 시설의 대체시설을 마련하여 이를 교환∙보상∙기부채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A사가 폐지하려는 기존 시설을 대체할 시설을 완비하기 위해서는 대체시설 설치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고, 해당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기존 시설 철거가 불가피합니다. 이러한 결과 기존 농업생산기반시설에 대한 폐지(승인)가 있기 전 기존 시설의 철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폐지 업무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5. 지침 상의 폐지 요건이 이미 충족되었음. 폐지업무처리지침 제7조는 제6조의 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폐지하려는 농업생산기반시설을 대체할 시설이 완비된 경우 등), 폐지신청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지침에 따르더라도 대체시설이 완료되기 전에 폐지절차가 진행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설사 폐지절차 진행이 가능하다고 보더라도 지자체의 폐지승인은 ‘대체시설 완비를 조건으로 한 조건부 승인’에 해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므로, 기존 시설 철거가 이루어지기 전 폐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모순됩니다. 더욱이, 설령 철거 전 폐지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이미 기존 시설의 폐지 요건이 충족된 상태에서는 폐지승인권자로서는 폐지승인을 하는 것이 타당하며, 이미 철거된 양수장을 복구할 방법도 없는 상태에서 철거 전 폐지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이유로 지자체가 폐지승인을 하지 않는 것은 부당할 뿐만 아니라 위법하다고 할 것입니다. 6. 본 업무사례의 의의 인허가 관청과 사이에 법률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경우, 소송 등 법적 분쟁해결절차로 해결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러한 절차를 이용할 경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수분양업체 등 수 많은 이해당사자들의 막대한 손해발생이 우려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관련 변호사들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법령 해석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인허가관청을 수긍할 수 있도록 설득함으로써, 적법한 행정을 통한 사회적 손실을 방지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