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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회사] 신주인수계약에 따라 특정 주주에게 사전 동의권을 부여하는 것이 주주평등원칙 위반인지 여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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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3. 09. 20. | ||
[회사] 신주인수계약에 따라 특정 주주에게 사전 동의권을 부여하는 것이 주주평등원칙 위반인지 여부 -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1다293213 판결
한동훈 변호사
1. 사실관계
피고 주식회사 틸론(이하 “피고 회사”)은 컴퓨터시스템의 제조 및 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이고, 피고 C는 피고 회사의 과반수 주식을 보유한 대표이사입니다.
원고 주식회사 뉴옵틱스(이하 “원고”)는 2016. 12. 6. 피고 회사와 사이에, 피고 회사가 발행하는 액면가 500원의 상환전환 우선주 20만 주(이하 “이 사건 주식”)를 1주당 10,000 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이하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원고는 피고 회사에게 신주인수대금 20억 원을 지급하여 2016. 12. 9. 이 사건 주식을 배정받아 피고 회사의 발행주식 중 5.27% 주식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에 따르면, 원고의 투자 이후 피고 회사가 원고의 최종 주당인수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유상증자, 특수사채를 발행하거나, 피고 회사의 임직원에게 주식매입선택권을 부여하는 경우 또는 납입자본금의 증가 또는 감소의 경우, 원고에게 사전 통지하고 원고의 사전 서면동의를 받아야 합니다(제21조 제1항 제1호, 제9호, 이하 “사전동의 조항”).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손해배상 명목으로 이 사건 주식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 등을 부여하고 이에 더하여 위약벌을 지급하기로 하였고(제31조 제1항 제1호, 제31조 제2항), 피고 C는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부담하는 채무를 연대하여 이행하기로 하였습니다(제31조 제3항 이하 제31조 제1항, 제2항, 제3항을 총칭하여 “위약벌 조항”).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이 체결된 이후로, 2018. 8. 28. 및 2018. 9. 4. 이사회를 개최하여 주식회사 D에 상환전환우선주 16만 주를 1주당 12,500원에 발행하기로 결의 후 배정하였고(이하 “1차 유상증자”), 2018. 11. 20. F 주식회사에 상환전환우선주 8만 주를 1주당 12,500원에 발행하기로 이사회 결의를 한 후 배정하였는데(이하 “2차 유상증자”),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에서 정한 것과 다르게 1차 유상증자 및 2차 유상증자에 관하여 사전에 원고에게 통지하지 않았고, 원고의 사전 동의를 받지도 않았습니다.
원고는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한 사전통지 및 사전동의의무를 위반하여 유상증자를 하였고 원고의 시정요구에도 불응하였음을 이유로, 피고들을 상대로 약정 위반에 따른 이 사건 주식에 대한 조기상환대금 및 위약벌 지급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1심 법원 및 2심 법원의 판단
1심 법원은 원고의 피고 회사 및 피고 C에 대한 주식상환금 및 위약금 청구를 모두 인용하는 판결을 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법 2020. 12. 3. 선고 2019가합517157 판결).
1심 법원은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 사전동의 조항은 주주평등 원칙을 위반하여 무효라는 피고들의 주장이 이유없다고 판단하였고,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 위약벌 조항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아 감액하여야 한다는 피고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 사건 주식인수계약 위약벌 조항은 그 객관적 의미가 위약벌이라는 것이 명확하므로 감액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 사전동의 조항이 주주평등 원칙을 위반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1심 법원은 이와 같은 조항을 둔 것은 피고 회사의 신주발행이 원고의 주식 가치, 지분율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됨에 따라 피고 회사로 하여금 사전에 원고의 서면동의를 받도록 함으로써 피고 회사의 신주발행 조건, 내용 등을 감독하기 위한 취지로 보이고, 신주발행 등에 관하여 상법상 요구되는 이사회 결의를 대체하여 원고의 서면동의를 받도록 한 것이 아니고 이사회 결의에 추가하여 원고의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이어서 피고 회사 이사회의 주요 권한을 특정 주주인 원고에게 부여하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런데, 2심 법원은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의 사전동의 조항과 위반 시 제재로서의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 위약벌 조항은 주주평등원칙에 반하여 무효이므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없다고 하여 원고의 청구 전부를 기각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1. 10. 28. 선고 2020나2049059 판결).
“불과 약 5.27% 지분을 가진 원고에게 회사의 경영에 대하여 다른 주주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고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일 뿐 아니라, 그 위반 시 조기상환 및 위약벌이라는 재제를 통하여 배당가능이익의 존부와 상관없이 언제든 출자금의 배액을 초과하는 금액의 반환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회사의 주주에 대하여 투하자본의 회수를 절대적으로 보장하는 기능을 하는 것인바, 이러한 사전동의 약정(이 사건 신주인수계약 사전동의 조항)과 위반 시 재제로서의 조기상환 및 위약벌 약정(이 사건 신주인수계약 위약벌 조항)은 주주평등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도 상법이 인정하는 종류주식을 발행하는 방법이나 '주주간 협약' 등과 같이 관계 법령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지, 동의권부주식이나 이사선 · 해임권부주식 등과 같이 회사 경영과 관련하여 일부 주주에게만 특수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종류주식의 발행이 허용되지 않는 현행법 체계에서, 회사와 신주인수인 사이에 별개의 약정으로 주식에 표창된 권리를 넘어 위와 같은 내용의 권리 또는 권한을 부여하고 그 위반 시 강력한 재제를 가하는 방법으로 그 이행을 강제하는 것을 허용할 수는 없다. 만약 이를 허용할 경우 기존 회사로 하여금 신주발행의 형식으로 통하여 실질적으로는 이른바 '황제주'와 같은 사실상 법이 허용하지 않는 내용의 종류주식을 발행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될 우려가 있고, 이는 재무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처하여 신주발행 방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자 하는 회사의 기존 주주들을 매우 불공평하고 불리한 지위에 처하도록 만들게 된다. 나아가 그러한 계약내용은 공시할 적절한 방법이 없는 상황을 고려할 때 주식의 거래 안전을 해할 우려도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이러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은 지난 수십여년 동안 M&A 실무에서 활용된 투자자에게 사전동의권을 부여하는 계약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었기 때문에, M&A 업계에서 큰 논란이 되었고, 회사가 사전동의권 제공을 통해 투자를 유치한 후, 자신이 약속한 사전동의권 무효를 주장하는 일종의 배신적 행위를 서울고등법원 판결이 뒷받침하였다는 점에서 주주평등원칙을 이렇게 활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과, 주주평등원칙이 지배주주가 투자자에게 약속한 보호 수단을 박탈하는 데 악용될 여지가 있다는 비판이 학계에서도 제기되었습니다[천경훈, “회사와 신주인수인 간의 투자자보호약정의 효력-주주평등원칙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상사법 연구 제40권 제3호(2021), 정준혁 “주주평등원칙의 발전적 해체와 재정립” 상사판례연구 제35권 제4호(2022)].
3.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1다293213판결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 사전동의권 조항 및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의 사전동의 조항과 위반 시 제재로서의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 위약벌 조항이 주주의 차등적 취급이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에서 위 2심 법원 판결을 파기 환송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과 같이, 회사가 일부 주주에 대하여 우월한 권리, 이익을 부여하는 약정이 주주평등원칙을 위반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을 다음과 같이 설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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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전문가
한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