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점유 중인 목적물과 견련관계가 없는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 성립가부
甲은 乙로부터 이 사건 건물을 임차하면서,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경우에 임대인(乙)은 임차인(甲)에게 임차인이
위 부동산에 관하여 뷔페영업을 위하여 투입한 총 공사비의 70%를, 임차인은
위 부동산의 계약종료시의 현 상태대로 임대인에게 반환한다.’는 내용의 공사비 반환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을
하였습니다. 위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
甲은 이 사건 건물에서 뷔페영업을 하기 위해서 구조보강공사, 전기공사 등을 하였습니다. 甲은 乙에 대하여 갖는 공사비반환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건물의 현 소유자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이 존재함을 확인하는 취지의 유치권 존재확인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원심의 판단 이 사건의 원심(수원고등법원 2022. 8. 18. 선고 2020나16170 판결)은, 민법 제626조(註. 임차인의 필요비상환청구권 및 유익비상환청구권에 관한 규정)는 임의규정이고
임차인과 임대인이 유익비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위 법률조항과 달리 이 사건 약정을 한 이상, 甲과
乙 사이의 유익비상환채권 존부 및 범위는 이 사건 약정의 내용에 따라 정해진다고 보아, 甲 주장의 유익비상환청구권
및 유치권을 인정하였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2다273018 판결) 가. 관련 법리 유치권은 점유하는 물건으로써 유치권자의 피담보채권에 대한 우선적 만족을
확보하여 주는 법정담보물권이다(대법원 2022. 6. 16. 선고
2018다301350 판결 등 참조). 민법 제320조 제1항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한다(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96208 판결 등 참조). 민법 제185조는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라고
정하여 물권법정주의를 선언하고 있다. 물권법의 강행법규성에 따라 법률과 관습법이 인정하지 않는 새로운
종류나 내용의 물권을 창설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8다40235, 40242 판결
등 참조). 나. 甲의 유치권 성립 여부 대법원은, (i) 유치권의 목적물과
견련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을 인정한다면, 법률이 정하지 않은 새로운
내용의 유치권을 창설하는 것으로서 물권법정주의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 점, (ii) 甲이 이 사건 건물의
공사에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는 비용에는 이 사건 건물의 개량을 위하여 지출되어 물건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증가시키는 비용과 임차인인 甲의 주관적 이익이나
특정한 영업을 위한 목적으로 지출된 비용이 구분되어 있지 아니하다는 점 등을 들어, 이 사건 건물의
임차인인 甲과 임대인인 乙 사이의 이 사건 약정을 근거로 하여, 민법상 유익비에 해당하지 않는, 즉 건물의 객관적 가치 증가와 무관한 비용지출로서 유치권 목적물과의 견련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부분까지 법정담보물권인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4.
판결의 의의 채권과 달리 물권의 경우 법률이 정하는 내용대로 성립하고 효력이 발생합니다(민법 제185조, 물권법정주의). 따라서, 법정담보물권에 해당하는 유치권의 경우, 목적물과 견련관계가 없는 채권을 임의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마찬가지로 그와 같은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의 성립을 인정할 수도 없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유익비상환청구권에 관한
민법 제626조가 임의규정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유익비
상환청구권에 해당하지도 아니하는 채권을 유익비상환청구권에 해당한다고 하여 목적물과의 견련관계를 인정하거나 유치권의 성립을 인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입니다. 다만, 상법에 의한 상사유치권의
경우, 일정한 요건을 갖춘다면 견련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유치권이 성립될 수 있다는 점(상법 제58조)에도 유의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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