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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도시정비] 지장물 보상을 한 사업시행자가 현금청산대상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구할 수 있는 범위
등록일 2023. 09. 20.

 

[도시정비] 지장물 보상을 한 사업시행자가 현금청산대상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구할 수 있는 범위

- 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1249810 판결

 

김윤기 변호사

 

1. 사실관계

 

  1. 원고(이문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는 서울 동대문구 일대를 사업시행구역으로 하여 주택재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정비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으로서 2018. 5. 10. 동대문구청장으로부터 이 사건 정비사업에 관하여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고, 같은 날 동대문구청장은 관리처분계획인가고시를 하였습니다.

     

  2. 피고들은 이 사건 정비사업구역 내에 있는 A토지 및 B건물을 각 1/2 지분씩, C토지를 각 44.39/102 지분씩 소유하던 자입니다(이하 A토지, B건물, C토지를 통틀어 이 사건 부동산’).

     

  3. 서울특별시 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2018. 10. 26. 이 사건 정비사업을 위하여 A토지, C토지를 수용하고 지장물로 분류된 B건물을 이전하게 하며 수용개시일을 2018. 12. 14.로 한 수용재결을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8. 12. 11., 2018. 12. 12. 피고들을 각 피공탁자로 하여 각 위 수용재결에 따른 손실보상금(B건물 등에 대한 지장물 보상액 포함)을 공탁하였습니다.

     

  4. 원고는 2019. 1. 31. 2019. 2. 8. B건물을 포함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피고들의 각 지분 전부에 관하여 각 2018. 12. 14. 수용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5. 한편 피고들은 2013. 10. 24. 甲에게 임대보증금 1억원으로 정하여 B건물의 지층을, 2017. 6. 27. 乙에게 임대차보증금 7,000만원, 월차임 240만원으로 정하여 B건물의 1층을, 2017. 9. 30. 丙에게 임대차보증금 1,500만원, 월차임 55만원으로 정하여 B건물의 2층을 각 임대하였습니다. 그런데 위 수용개시일 이후에도 甲은 2019. 4. 6.까지 113일간, 乙은 2019. 8. 31.까지 260일간, 丙은 2019. 11. 29.까지 350일간 각 임차부분을 더 점유사용하다가 퇴거하였습니다.

     

  6.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위 甲, , 丙이 점유한 기간 동안의 이 사건 부동산의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 및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습니다.

     

  1. 피고들은 수용개시일인 2018. 12. 14. 이 사건 부동산(B건물 포함)에 관한 소유권을 상실하였고 이로써 피고들과 임차인들(, , ) 사이의 각 임대차계약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 45조에 따라 소멸하였으며, 수용개시일 이후 피고들이 차임을 지급받거나 이를 공제한 나머지 보증금만을 반환하였다는 등 피고들이 수용개시일 이후 이 사건 부동산을 임차인들을 통하여 간접점유하고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2. 설령 피고들과 임차인들 사이의 각 임대차계약이 소멸한 이후에도 피고들의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간접점유가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피고들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수용개시일 이전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직접 점유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피고들이 고의 또는 과실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부동산 인도의무를 지연하였다거나 피고들의 이 사건 부동산 인도의무 지연과 원고가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3. 관련 법리

     

    대법원은, 판시에 앞서 아래와 같은 관련 법리를 설시하였습니다.

     

  1. 타인 소유의 토지 위에 권원 없이 건물을 소유하는 자는 그 자체로써 건물 부지가 된 토지를 점유하고 있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으로 인하여 토지의 차임에 상당하는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22. 9. 29. 선고 2018243133, 243140 판결 참조).

     

  2. 민법상 간점점유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간접점유자와 직접점유를 하는 자 사이에 일정한 법률관계, 즉 점유매개관계가 필요한데 간접점유에서 점유매개관계를 이루는 임대차계약 등이 해지 등의 사유로 종료되더라도 직접점유자가 목적물을 반환하기 전까지는 간접점유자의 직접점유자에 대한 반환청구권이 소멸하지 않는다. 따라서 점유매개관계를 이루는 임대차계약 등이 종료된 이후에도 직접점유자가 목적물을 점유한 채 이를 반환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간접점유자의 반환청구권이 소멸한 것이 아니므로 간접점유의 점유매개관계가 단절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9205329 판결 참조).

     

  3.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하도시정비법’) 65조 제1항에 따라 준용되는 토지보상법 제43조는토지소유자 및 관계인과 그 밖에 토지소유자나 관계인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자로서 수용하거나 사용할 토지나 그 토지에 있는 물건에 관한 권리를 가진 자는 수용 또는 사용의 개시일까지 그 토지나 물건을 사업시행자에게 인도하거나 이전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정비사업의 시행자가 사업시행에 방해가 되는 지장물에 관하여 토지보상법 제75조 제1항 단서 제1호 또는 제2호에 따라 물건의 가격으로 보상한 경우, 사업시행자가 당해 물건을 취득하는 위 단서 제3호와 달리 수용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이상 사업시행자가 그 보상만으로 당해 물건의 소유권까지 취득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지장물의 소유자가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33조 제4항 단서에 따라 스스로의 비용으로 철거하겠다고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시행자는 자신의 비용으로 이를 제거할 수 있고, 지장물의 소유자는 사업시행자의 지장물 제거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건의 가치 상실을 수인하여야 할 지위에 있다. 따라서 사업시행자가 지장물에 관하여 토지보상법 제75조 제1항 단서 제1호 또는 제2호에 따라 지장물의 가격으로 보상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장물의 소유자는 사업시행자에게 지장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22242342 판결 참조).

     

  4.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 단서 제2호에서 정한 토지보상법에 따른 손실보상이 완료되려면 협의나 수용재결에서 정해진 토지나 건축물 등에 대한 보상금의 지급 또는 공탁뿐만 아니라 주거이전비 등에 대한 지급절차까지 이루어져야 한다. 만일 협의나 재결절차 등에 따라 주거이전비 등의 지급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관리처분계획의 인가고시가 있더라도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임차권자 등 권리자는 종전의 토지나 건축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다(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9207813 판결 참조). 위와 같이 주거이전비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사업시행자가 종전 토지나 건축물을 사용수익하고 있는 현금청산대상자를 상대로 불법점유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21. 8. 19. 선고 2021215039 판결 참조).

     

    4.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관련 법리를 인용하며,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1249810 판결).

     

  1. B건물은 지장물 보상대상으로 분류되어 이전할 대상이 되었을 뿐 사업시행자가 해당 물건을 취득하는 수용재결이 내려지지 않았으므로, B건물의 소유권은 여전히 피고들에게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비록 B건물에 관하여 원고 앞으로 수용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더라도 마찬가지이고 그와 같은 소유권이전등기는 법률상 원인 없는 등기로서 무효일 뿐이다. 따라서 원고가 B건물도 수용으로 원시취득 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심의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2. 설령 원고가 B건물을 수용으로 원시취득 하였다고 보더라도, 점유매개관계를 이루는 임대차계약 등이 종료된 이후에도 직접점유자가 목적물을 점유한 채 이를 반환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간접점유자의 반환청구권이 소멸한 것이 아니므로 간접점유의 점유매개관계가 단절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B건물 소유권 취득만으로 피고들과 임차인들 사이의 임대차계약이 토지보상법 제45조 제1항에 따라 곧바로 소멸된다고 볼 수는 없고, 피고들은 수용개시일 이후에도 B건물을 직접 점유한 임차인들(, , )을 통하여 간접점유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3. 그렇다면, 피고들은 원고가 A토지, C토지를 수용한 이후에도 B건물의 소유를 위하여 그 대지인 토지를 권원 없이 점유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고, 원고의 손실보상 후에는 A토지, C토지 외에 지장물인 B건물을 원고에게 인도할 의무도 있었으므로, 피고들이 임차인들에게 임대보증금을 반환하면서 적시 인도를 위해 노력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은 원고에게 인도하지 않은 토지의 차임 상당액 등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4. 다만, 피고들과 임차인들은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에 따라 영업손실보상금 등 손실보상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종전의 건물 및 토지를 사용수익할 적법한 권원이 있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은 위와 같은 손실보상이 완료된 다음날부터 피고들의 점유가 종료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날까지의 토지 임료에 한하여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한편 B건물은 여전히 피고들 소유이므로 그 임료는 배상할 손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5. 판결의 의의

     

  1. 일반적으로 공익사업의 진행을 위하여 필요한 것은 토지이지, 그 지상에 존재하던 기존의 건물’, ‘건축물등의 지장물이 필요한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따라서, 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 역시, ‘토지를 수용하고, 지장물을 인도이전하라는 주문이 선고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익사업에 필요한 사업부지 지상의 건물에 대하여 등기부가 존재하는 경우, 그 동안 실무상 해당 건물에 대해서도 수용을 원인으로 하여 사업시행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고 있었는데, 이번 대법원 판시를 통하여 그와 같은 사업시행자 명의의 건물(지장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무효임이 확인되었습니다.

     

    공익사업을 진행하는 사업시행자로서는, 공익사업에 직접 사용할 것이 아닌 건물, 건축물에 대하여 물건의 가격으로 보상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해당 건물, 건축물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고, 설령 수용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해당 등기는 무효이며,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사업시행자가 지장물에 해당하는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는 이상, 건물의 임료 상당액의 손해를 입을 수도 없다고 할 것이므로, 건물의 임료 상당액을 건물소유자 등에게 반환청구 내지 배상청구할 수도 없다고 할 것입니다.

     

  2. 토지사용에 관한 권원이 없는 지상의 건물소유자는,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 또는 손해배상을 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건물소유자가 건물을 제3자에게 임대한 경우, 건물소유자의 건물인도 내지 철거의무는 건물임차인인 제3자로 인하여 제한을 받게 됩니다.

     

    그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대법원은 건물소유자(임대인)이 임차인들에게 임대보증금을 반환하면서 적시 인도(또는 철거)를 위해 노력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손해배상의무가 면제된다는 취지로 판시한바, 이러한 판례의 입장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사업시행자는 적시에 인도를 하지 아니한 건물소유자에 대하여 토지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 내지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으나, 그 기산점은 건물소유자가 건물을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된 시점부터라 할 것이고,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이는 손실보상이 완료된 시점이 되므로, 건물소유자에게는 손실보상이 완료된 날로부터 건물을 사업시행자에게 인도(또는 철거)하는 날까지 토지 임료 상당의 반환 내지 배상의 의무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위 손실보상에 주거이전비에 대한 보상이 포함된다고 판시한바, 주거이전비에 대한 보상까지 완료된 날로부터 위 반환 내지 배상의무가 발생한다고 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수용재결 및 그에 따른 공탁은 주거이전비가 포함되지 않고 토지, 지장물(영업보상 포함)에 대한 보상금액만 산정되는바, 도시정비법에 따른 사업시행자로서는 주거이전비에 대한 보상절차를 신속히 완료하여야만 건물소유자를 상대로 토지의 임료 등 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