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_지식재산권_제10호_발명가 이야기]

하야카와 도쿠지의 발명 일생

김준효 변호사

우리가 사용하는 인출식 샤프연필은 일본의 에디슨이라 불리는 샤프 주식회사의 창업자 하야카와 도쿠지(1893~1980)가 1915년에 발명하였다(사진은 그와 그의 형의 회사(하야카와형제상회문구제작소) 작업장의 1915년 전경). 하야카와 도쿠지의 하야카와식(인출식) 연필에는 날카로운 연필이라는 뜻으로 Sharp Pencil이라는 명칭이 부여되는데, 이 이름이 오늘날 세계적 기업 샤프 주식회사의 명칭으로 이어졌다.

하야카와 도쿠지는 장인정신-스승과 제자, 동료들 간의 협력을 기초로 한, 기술과 원리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와 실력 연마의 정신-과 창조정신으로 많은 발명을 하였다. 그의 일생에 관하여 일본에서 2004년에 전기가 책으로 출판되었고 한국어 판이 “샤프를 창조한 사나이”라는 제호로 2006년에 발간되었다. 필자는 2007년 경에 한국어 판과 일본어 원본 모두를 구입하여 읽었는데, 그의 일생은 엄청난 고난을 겪는 가운데 자신의 창조정신과 장인정신을 완성해 간 발명 일생이었다.

그의 회사는 그가 1915년 발명한 샤프연필을 유럽에 수출하는 등 순조롭게 발전하였으나, 그는 1923년에 관동대지진(진도 7.9)을 겪으면서 처와 자식들을 한꺼번에 잃었다. 그는 종업원 10여명과 함께 오오사카에서 재기를 꾀한다. 마침내 그는 1925년에 일본산 제1호 라디오수신기 조립에 성공하여 양산판매를 개시하였다. 한편 1926년에 미국에서 TV의 최초 실험이 있었는데, 그는 1931년에 전파연구실을 설치하여 TV 연구에 착수한다. 그는 1951년에 TV수신기의 시험제작에 성공하고, 1953년에 일본산 제1호 TV수신기를 발표하였다.

창조정신, 장인정신의 기업가 사례로 일본 시마츠제작소(1875년 창업)의 창업자 시마츠겐조(1839~1894)와 그의 아들 시마츠겐조 주니어(1869~1951)가 있다. 시마츠제작소의 창조정신, 장인정신은 이 회사에 연구주임으로 근무 중이던 다나카 코이치가 단백질 질량분석장치를 개발하게 하고, 다나카 코이치의 2002년 노벨 화학상 수상에 이르게 한다. 

기업가의 창조정신과 장인정신을 우리나라에서 찾아본다. 고 정주영, 고 박태준 양인은 직접 발명가는 아니었으나 자신이 경영한 조직의 임직원들과 함께 창조정신, 장인정신을 구현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자들, 엔지니어들이 창조정신, 장인정신을 기초로 대한민국 건설의 대과업을 수행하였다고 본다. 현 시대의 우리 역시 하야카와 도쿠지의 창조정신과 장인정신을 교훈으로 하여 업무를 해 나간다면 과학기술 분야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둘 것이다.